[2024 가을학기 UMich 합격] 김박사넷 유학교육 후기 - 1편

편집자 주 해당 후기는 인터뷰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합격자는 김박사넷 유학교육 밋업과 개념원리실전반에 참여하였습니다.
인터뷰어: 김박사넷 유학교육 박향미 (<김박사넷과 미국 대학원 합격하기> 공동저자)
인터뷰이: 김박사넷 유학교육 참여 학생, 합격자 프로필 참고
인터뷰일: 24년 2월 13일

합격자 프로필

학교: 도쿄공업대학(Tokyo Institute of Technology) 기계공학과 학사, 석사 졸업
학사 3년 조기졸업, 석사 중 ETH Zurich 교환학생 1년
합격 대학원: University of Michigan, 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Virginia Institute of Technology,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Texas A&M University, 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 (EPFL)
연구경력: 학부연구생 5개월, 석사 2년
SCIE 논문 1저자 2편 (1편은 in preparation), Preprint 1편
국내학회 (일본) Poster 1회
한일 정부 공동 이공계 국비유학 프로그램 외 장학금 다수 수혜
영어: TOEFL 101 (R30, L24, S24, W23)
GRE: 응시하지 않음

참여 프로그램

김박사넷 유학교육 밋업, 개념원리실전반

합격선배의 김박사넷 후기

김박사넷 유학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미국 대학원 유학이라는 거대한 상대를 공략하는데 있어서, 매우 든든한 아군이 되어 주었습니다. 유학교육 프로그램은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과연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나를 어떻게 나타내야 하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지 매우 효과적이고 압축적으로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이미 미국 박사과정에 합격한 가까운 선배들로부터 풍부한 조언을 얻은 저 역시도 이렇게 느꼈는데, 주변에 마땅히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는 유학준비생에게는 앞에 언급한 점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리라고 확신합니다.
(본격적인 인터뷰 전 근황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부분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님 보내주신 최종 CV, SOP 봤는데 잘 쓰셨더라고요.
진짜요? 저는 잘 썼다고 생각 못했는데. (웃음)
SOP도 첫 두 문단에서 빌드업을 통해 본인 연구를 이끌어내신 부분 – 로봇의 에너지 효율이 왜 중요하고 이제 내가 왜 동물의 움직임을 모사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나서 본인의 연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까지의 흐름이 저는 되게 좋았어요. 물론 고민할만한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잘 쓸 수도 있었겠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또 ○○님이 개념원리반* 초반에 제출하신 CV랑 비교해봤거든요. 이것도 좋아요. 검토해주신 분이 계셨나요?
*개념원리실전반(이하 개념원리반): 김박사넷 유학교육 프로그램으로 동영상 강의와 선생님의 비대면 피드백으로 구성됩니다.
네 CV는 미국에 있는 형 3명, 스위스에서 알게 된 형이 조금 도와주셨어요. 예를 들어서 영어 표현이라든지, 배치라든지 양식 이런 거를 좀 도와주셨어요.
제가 유학교육에 처음 제출한 CV 버전은 맨 처음엔 Research Interests를 문장으로 했었어요. 안 그래도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때 개념원리반 강의에서 Research Interests를 포함하는 것이 양날의 검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 문장으로 했다가 마지막에 키워드로 바꿨어요. 왜냐하면 제가 한 가지 느낀 게 교수님들이 은근히 리서치 핏이 좀 민감하시더라고요. 근데 교수님이 저랑 완전히 일치하는 Research Interests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제가 다수 학교에 지원하는 전략을 썼기도 해서 막판에 불렛으로 바꿨어요. 원래는 저도 문장이었어요.
그때 개념원리반 강의에서 Research Interests를 포함하는 것이 양날의 검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 문장으로 했다가 마지막에 키워드로 바꿨어요. 왜냐하면 제가 한 가지 느낀 게 교수님들이 은근히 리서치 핏이 좀 민감하시더라고요. 근데 교수님이 저랑 완전히 일치하는 Research Interests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네, 이 Terminology 범위가 넓은데도 불구하고 어떤 연구를 하는 사람인지를 너무나도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고요. CV 항목에서 Education, Publications도 합치셨어요, 그전에는-
따로 있었어요.
그렇죠. 논문은 이제 스위스에서 연구하셨던 것도 준비하고 계시고, 연구경험 쪽도 추가된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 제가 또 궁금했던 게 - 그래요, 이걸 먼저 이야기합시다. TOEFL 점수는 몇 점이세요?
저 101점 나왔어요. 좀 어이가 없었던 일화가 있는데 사실 제가 TOEFL Home Edition (편집자 주- 홈토플) 봤거든요. 첫 번째 TOEFL 리스닝 시간에 감독관이 말을 걸더라고요. 그래서 말아먹었어요. 처음 시험은 그렇게 말아먹고 실제 시험장 가서 하는 토플로 바꿔서 시험 봤는데 101점이 나와서 거기서 스톱했어요. 첫번째 시험 스피킹은 26, 두번째 시험 스피킹은 24점 나왔어요.
이게 제가 따로 공부를 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석사과정을 사실 1년 한 거예요. 중간에 1년 동안 스위스에 갔다 왔는데 제가 스위스에서 7월 말에 왔거든요. 이제 SOP도 써야 되고 TOEFL 점수도 만들어야 되고 할 게 많았어요. 졸업하려면 남들은 2년 동안 하는 연구를 1년 동안 해서 졸업 논문도 제출을 해야 되고요.
시간이 너무 없어가지고 TOEFL은 그냥 모의고사 한 세네 번만 보고 100점 넘으면 빨리 끝내자 했는데 운 좋게 두 번 만에 넘었던거죠. 근데 첫 번째는 이제 감독관이 말을 걸어가지고 무슨 85점인가 나와가지고 이거는 좀 너무한 거 아닌가…
그거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인데, 무슨 감독관이 말을 걸어요?
그래서 제가 항의를 하려고 하다가 사실 시간도 없고 하니까 그냥 X 밟았다 생각하고 다시 시험 쳐가지고 이제 101점으로 졸업했어요.
그래도 두 번 만에 원했던 점수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유학 준비하신 걸 한 번 시간 순서대로 여쭤볼까요, 병역 문제를 전문연을 안 가고 그냥 바로 군대 갔다 오신 거죠?
그렇죠. 제가 일본에서 동경공업대라는 학교를 나왔는데 일본공대 국비유학 프로그램으로 갔다 왔어요. 그 장학금 받은 예전 형들은 전문연으로 많이 가셨는데 저는 그 형들한테 좀 조언을 얻었어요. 왜냐면 저는 학부 1학년 들어갈 때부터 만약에 내가 박사를 간다면 미국으로 가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형들한테 물어보니까 미국 갈 생각 있으면 그냥 1학년 마치고 바로 군대 가라 이런 식으로 조언을 많이 해줘서 저는 그냥 바로 군대를 갔어요. 1학년 마치고.
1학년 마치고.
그러니까 조언의 핵심이 뭐였냐면 병특이 이제 가기가 예전에 비해 어려운데다가 너가 할 수 있는 연구가 없을 수도 있다라고 말씀을 먼저 하셨고 그 다음 두 번째는 병특 가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냥 대학교 학점 잘 받고 군대 가서 그냥 빨리 하고 와라 이런 식의 말이 많았어요. 저는 1년 6개월로 줄어들기 전에 갔다 와서 기간은 좀 길 긴 했어요.
그러셨군요. 저도 김박사넷이랑 같이 하셨던, MIT 가신 ●●님도 석사하고 한국으로 전문연 오셨던 기억이 있어서요. ○○님은 또 후배시고 하니까 비슷한 트랙일까 해서 한 번 여쭤봤고요. 교환학생은 석사 중에 1년 다녀오셨는데 이 이력도 특이하죠. 지도교수님께서 흔쾌히 보내주셨나요?
네 사실 이것도 좀 얘기할 게 있었어요. 제가 집이 대전이거든요. 근데 동경공업대 선배 형들이 대전의 연구소에 많이 계세요. 그 중에서 저랑 같은 연구실 출신 형이 지금 모 연구기관에 있는데 같이 밥을 먹다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제가 석사 때 하던 연구가 교환학생 때 한 연구랑 조금 결이 다르거든요. 일본 이공계 대학은 학부연구생이 의무인데, 석사과정에 진학한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을 했습니다. 근데, 그 때 제가 원래 원하던 연구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음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완전히 딴판인 연구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연구실 실적도 우수한데다가 교수님도 매우 훌륭하신 분이셔서 석사과정을 그대로 그 곳에서 진학하게 된 거죠.
그래서 박사는 석사 때 했던 연구보다는 약간 제가 하고 싶었던 연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이런 식으로 제가 말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형이 ‘그러면 우리 학교에 좋은 대학들이랑 협정이 맺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 교수님이 되게 학생 밀어주는 교수님이셔서 흔쾌히 승낙해 주실 거다. 너가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학교에 1년 동안 가서 연구경험을 쌓고 오면 박사 갈 때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거다.’ 이런 식으로 말씀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교환학생으로 어떤 학교들을 갈 수 있는지 찾아봤어요. 이제 MIT, UC Berkeley, Georgia Tech, UW* 이런 식으로 있고 그 다음에 ETH**가 있었어요. 근데 그 중에서 ETH에 있는 교수님이 제가 하고 싶던 연구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고 가장 유명한 분이었어요. 그래서 그 학교들에 컨택을 했는데 ETH만 친절하게 연락이 온 거예요. ‘좋다, 우리가 펀딩은 줄 수 없지만 면접 한번 봐라’ 해가지고 거기 교수님이랑 포닥 연구원분이랑 면접 보고 교환학생으로 그 연구실에 가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가장 원하고 싶었던 데에서만 답이 온 거죠. 그리고 사실 이게 진짜 엄청나게 큰, 결정적인 힘이 됐어요. 제가 미국으로 박사유학을 준비하는데 있어서요.
*UW: University of Washington
**ETH Zurich: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
제가 석사 때 하던 연구가 교환학생 때 한 연구랑 조금 결이 다르거든요. (…) 그래서 박사는 석사 때 했던 연구보다는 약간 제가 하고 싶었던 연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 그래서 제가 교환학생으로 어떤 학교들을 갈 수 있는지 찾아봤어요. (…) ETH 연구실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것이 진짜 엄청나게 큰, 결정적인 힘이 됐어요. 제가 미국으로 박사유학을 준비하는데 있어서요.
대단하신데요. 그러면 펀딩은 어떻게 마련했어요?
이게 사실 스위스는 학비가 없다시피 하거든요. 근데 교환학생이니까 학교에서 내주긴 하죠. 한학기에 90만원 정도? 또 제가 교환학생에 지원하면서 스위스 장학재단에 장학금 신청을 했는데, 이게 됐고 그래도 조금 돈이 모자라긴 했어요. 스위스가 물가가 살인적이어서 조금 모자르긴 했는데 그 부분은 이제 제 사비로 했어요. 한 달에 한 200만 원 쓴 것 같은데 150만 원 정도는 장학금 받은 거, 그리고 50만 원은 제 사비로 했어요.
스위스 다녀오신 소감은 어때요? 일본이랑 환경이 되게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는 스위스에 가기 직전까지만 해도 사실 박사 과정을 가겠다고 100% 확신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확실한 건 스위스 연구 환경이 되게 우수하다는 거고 또 제가 말씀드렸지만 제가 합류한 곳이 그쪽 분야에서 약간 전설적인 랩이에요. 그래서 저는 제가 거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영광스러웠고 그리고 만약에 내가 미래에 이런 데서 같이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진짜 기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생각도 많이 했고요.
또 사실 제가 유학한 일본 공대 프로그램이 좀 특이하거든요. 100명을 뽑는데 그 100명을 먼저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일본어 교육을 시키거든요. 저는 일본어 하나도 모르다가 거기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대학 학부과정은 웬만하면 일본어로 진행돼요. 사실 연구실도 대부분 일본어를 사용하고, 일어를 모르는 유학생이 미팅에 참여하거나 할 때는 영어를 사용하기는 합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영어를 쓸 기회가 없다가 스위스 가서 처음으로 디스커션도 영어로 하고요. 거기가 영어가 공용어는 아니지만 다른 나라 유학생도 많고 다들 영어를 되게 잘하거든요. 마지막에 같이 일했던 스위스 사람이 ‘너 솔직히 처음에는 영어 못했는데 마지막에는 많이 늘었다,’ 이렇게 칭찬도 해주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1년간이 되게 큰 자산이었어요.
그럼 스위스에서 사는 건 어땠어요? 물론 일본도 외국이지만 아시아권에 있다가 이제 유럽으로 옮긴거니까요.
솔직히 사는 게 좀 불편하긴 했어요. 예를 들어 일본도 24시간 편의점 이런 게 많거든요. 그러니까 밤에 배고프면 그냥 편의점 가서 사 먹으면 돼요. 근데 스위스는 치안은 되게 좋은데 일단 밤 8시면 다 닫아요. 주말에 슈퍼마켓도 안 하고. 그래서 말씀드렸다시피 스위스 물가도 엄청 비싸거든요. 그래서 사실 반강제적으로 자취를 해야 돼요.
저는 요리를 잘 못해가지고 (웃음) 대충 해서 먹었는데 유럽에서만 파는 그런 식재료들도 많이 봤고 또 치즈가 되게 맛있거든요. 유럽 여행도 되게 많이 다니고 거기서 알게 된 한국인 박사과정 학생들하고 친해져서 도움도 되게 많이 받았고요. 전반적인 만족도는 저는 되게 좋았어요. 사람들도 되게 여유 있고 자연 환경도 되게 예쁘고 약간 그랬거든요.
맞아요. 저도 이제 프랑스에 교환 학생 다녀왔는데 되게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되게 여유롭다.
네 맞아요. 되게 여유롭더라고요.
되게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구나, 왜냐면 5시에 다 닫으니까.
예 맞아요.
네 약간 자유로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느꼈던 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은 게 물론 사람마다,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랩에서 사람들이 일할 때 진짜 풀로, 초집중으로 일을 하고 저녁 먹으러 다 집에 가요. 그러니까 밤에는 정말 데드라인 직전이 아닌 이상 랩에 사람이 없어요. 사실 한국도 마찬가지긴 할 테지만 제가 일본에 있었던 연구실은 약간 초집중 모드는 아니었거든요. 물론 집중할 때도 있지만 가끔 수다도 떨고 막 그런 느낌이었는데 거기는 진짜 정적이고 진짜 막 빡세게 일하다가 저녁 먹으러 한 6시쯤 되면 다 집으로 가더라고요. 그런 일하는 방식이 문화 차이가 아닌가 싶었어요.
(제가 있었던) 스위스 랩은 사람들이 일할 때 초집중으로 일을 하고 저녁 먹으러 다 집에 가요. 그러니까 밤에는 정말 데드라인 직전이 아닌 이상 랩에 사람이 없어요. 제가 일본에서 있었던 연구실은 그런 초집중 모드는 아니었거든요. (…) 그런 일하는 방식이 문화 차이가 아닌가 싶었어요.
저도 미국에 있는 우리 학생한테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미국은 연말에 무조건 쉬잖아요. 근데 우리 학생도 그렇고 랩에 있는 학생들이 다 같이 연구관련 얘기할 게 있어서 이제 랩실에 갔대요. 불 다 꺼져 있으니까 불도 켜고 그러고 있는데 좀 이따가 교수님이 왔다는 거예요! (구체적인 이야기 삭제) 그렇지만 분위기도 좋고 본인은 되게 만족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제가 교수님을 좀 잘 만난 것 같아요. 학사 및 석사과정 지도교수님도 내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하시거든요. 은퇴하시는 데도 연구 욕심이 되게 많으신 데, 석사 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기 전까지 저한테 RA 주신 것처럼요. 사실 교환 학생 간다고 하면 보통 이제 안 좋아하시거든요. 왜냐면 자기 전력이 줄어드는 거니까. (그렇죠.) 그런데도 이제 너 진로를 생각하면 가는 게 좋겠다고 해주시고. 제가 사실 대학교 되게 많이 지원했거든요. 프로그램 한 스물 몇 개 지원했는데 그것도 추천서 다 써 주셨고요.
그리고 교환학생 교수님은 진짜 랩실이 커요. 박사 과정도 한 30명 이렇게 있고 또 회사도 운영하시고 엄청 세계적으로 되게 유명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약간 저같이 미천한 사람이 추천서를 부탁드려도 되나 하면서 말씀을 드렸는데 물론이다, 가능하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제가 여쭤봤어요. 교수님 바쁘시니까 시간을 뺏고 싶지 않은데 몇 개까지 써줄 수 있냐고 그랬더니 다 써 줄게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감동을 받았어요. 교환학생 컨택할 때도 다른 학교에서는 답이 없었는데 여기만 바로 연락 와서 인터뷰 보자 그러셨었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먼 미래에 내가 교수가 된다면 저런 교수가 돼야겠다 이런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추천서는 무리없이 3개를 받았습니다. 저는 좀 추천서 관련해서 특수했던 게 일본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랩은 교수님이 두 분 계시고 그래요. 제 연구실도 그런 케이스였거든요. 그래서 제 지도 교수님하고 지도 교수님하고 같이 일하시는 교수님 그리고 스위스에 있을 때 교수님 세 분한테 받았고, 결국 같이 연구를 했던 세 분한테 다 받게 됐어요.
추천서 엄청 중요하죠. 교수님들이 ○○님을 봐오면서 느끼신 점을 다 좋게 써주신 거 같아요. ○○님이랑 이야기하면서 겸손하시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아마도 ○○님이 그 교수님들께 많이 배웠다고 생각을 해서 자연스럽게 그 마음가짐이 태도로 나오는 것 같고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다시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학부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일단 유학을 결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이면 더 그렇거든요. 부모님도 걱정을 하셨을 것이고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유학을 가는 그런 분위기였다면... 근데 ○○님은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학부 유학을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게 좀 긴 이야기긴 한데, 제가 어릴 때부터 로봇 공학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저는 집이 대전이라 부모님이 과학관 이런 데를 좀 많이 데려가 주셨어요. 제가 초등학생, 중학생 때만 해도 일본이 꽤 잘 나갔거든요. 아시모* 같은 것들. 그래서 과학관에서 그런 거 보면서 약간 무의식적으로 일본이 저런 걸 잘하는구나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대학 가면 기계공학과에 가서 로봇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때 또 일본이 강세였죠. 아 그리고 저는 대전에 있는 일반고를 나왔으니까 주변에 유학 가는 사람은 전혀 없었고요.
*아시모: 2000년, 일본 혼다 사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 그렇긴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좀 잘했어요. 그래서 서울대학교를 썼는데 그때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게다가 그때 수능도 되게 쉽게 나왔거든요. 저는 평소보다 수능을 조금 못 봤는데 제가 원하는 대학교에 갈 수 없는 성적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재수를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아 여기서 일본 공대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지금은 폐지가 됐는데 일본공대 국비 유학이라는 제도가 있었어요. 일본에 있는 국립대에 있는 공대를 대상으로, 한국이랑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장학생 100명을 뽑아서 각 학교당 5명에서 7명씩 배치하고, 학비 전액과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다음에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일본어를 6개월 배우고, 그 다음 6개월 동안 각자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그 다음에 입학을 하는 거예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면 우연히 고3 때 알게 됐어요. 이런 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하다가 이제 재수 결심을 하고 담임 선생님하고 얘기를 했죠. 사실은 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데 재수할 때 이걸 한번 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게 한국어로 시험을 보고 과목도 그냥 물리, 화학, 수학, 영어 정도다. 그런데 선생님이 반대를 하시더라고요. 유학을 가고 싶으면 대학원 유학을 가라, 그리고 너는 성적도 괜찮은데 한국에서 서울대 가는 게 낫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긴 해요. (웃음)
근데 저는 약간 객기라고 할까요, 거기에 그냥 꽂혔던 거예요. 당시에 집안 사정도 겹쳐서 이 제도를 통하면 학비, 생활비도 전액 장학금으로 다 주는 게 장점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공부를 했고 성적도 괜찮게 나와서 제가 갔던 학교에 가게 됐어요. 근데 이제 좀 아쉬운 건 제가 일본에 건너가서 학부를 마치고 군대를 갔다 오고 석사과정을 하는 동안 이제 일본이 로봇 공학에서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거죠. 지도교수님도 이제 은퇴를 하시니 박사과정을 일본에서 진학하기에도 다소 메리트가 사라지는 것 같고, 또 원래 제가 대학 갈 때부터 박사를 하면 미국으로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두 번째 유학을 좀 준비하게 됐죠.
편집자 주 [2024 가을학기 UMich 합격] 김박사넷 유학교육 후기 - 2편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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